한국 소개
[여름] 부채
부채
부채
부채를 든 선비ㅣ평안감사향연도 중 부분ㅣ김홍도
정의
손에 쥐고 좌우상하로 움직여서 바람을 일으키는 물건. |
내용
24절기 중 단옷날(음력 5.5)부터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가 필요하다. 지금은 여름철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를 사용하여 더위를 식히지만 이러한 기기가 없을 때는 예나 지금이나 급한대로 손가락을 넓게 벌려 위아래로 흔들어 바람을 일으켜서 더위와 땀을 식힌다. 부채는 대나무로 부챗살을 만들어 넓게 벌려 앞 뒷면에 종이나 천을 붙여 만든다.
예로부터 전라북도 전주와 전라남도 나주 남평에서 만든 것을 으뜸으로 꼽았다고는 하나 17세기 초에는 죽세공예품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 역시 부채 제작 산지로 이름을 떨쳤다. 지금도 전라도 지역에서는 부채를 만드는 장인들에 의해 전통 부채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는 만드는 방법과 형태에 따라 명칭도 다양하다. 둥근 형태의 것은 원선圓扇·단선團扇이라 하고, 접었다 폈다를 할 수 있는 접이식은 접선摺扇, 같은 접선이라도 얇게 깎은 겉대를 맞붙여서 살을 만들고 그 위에 종이나 천을 바른 접이식은 합죽선合竹扇이라고 한다. 또 오동나무 잎처럼 생긴 오엽선梧葉扇, 연꽃처럼 생긴 연화선蓮花扇, 연잎처럼 생긴 연엽선蓮葉扇, 파초잎처럼 생긴 파초선[蕉葉扇], 태극무늬가 있는 태극선太極扇, 부챗살이 밖으로 휘어져 퍼진 것은 꼽장선이다. 이외에도 공작털로 만든 공작선孔雀扇, 햇볕을 가릴 때 쓰는 윤선輪扇, 얼굴을 가리기 위한 차면선遮面扇, 궁중에서 공주·옹주가 혼례 때 사용했던 진주선眞珠扇, 맹세의 증표로 쓰는 합심선合心扇, 춤을 출 때 사용하는 무선舞扇 등도 있다.
일반적으로 둥근 원선은 남자들이 집안에서 사용하고 원선 형태의 까치부채[色扇]는 부녀자나 아이들이 애용했다. 반면 접이식 부채는 남자들이 외출 시에 주로 사용했는데 접선이 서민들의 부채라면 양반들은 합죽선을 애용했다. 합죽선은 부챗살을 얇은 대쪽으로 만들고 양쪽에서 맞붙여 만든 정교한 부채이다. 고급품은 50죽이라 하여 살이 50개나 되는 것도 있다. 그리고 부채의 고리나 자루에 다는 장식을 선추扇錘라고 하는데 작은 나침반[佩鐵], 귀이개, 향집, 침통 등을 달아 실용과 장식 효과를 주었다.
고려시대에는 겨울철에도 남자들이 부채를 지니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니 더위를 식히는 목적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햇빛을 가리거나 어색하고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어색한 부채질, 때로는 얼굴을 가리거나 간단한 호신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에서 사대부 남자들은 손에 부채를 들고 있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기에 적합한 소품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여름철에 한복체험을 하는 사람 중에는 한복을 입고 전통 부채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휴대용 손 선풍기, 넥밴드 선풍기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징 및 의의
우리나라는 단옷날에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다. 단오는 예로부터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단오 이후부터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궁중에서 임금이 중앙 관청의 관원과 임금을 가까이 모시는 신하들에게 단오부채[端午扇]를 선물하는 것은 모내기 이후에 풍년을 기원하고 더위에 무병장수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에도 매해 단옷날이 되면 박물관이나 문화원에서 부채를 나눠주거나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문화원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단옷날에 부채를 만드는 행사를 하여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전통 부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키워드
선자, 단오선, 단선, 접선
※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국립민속박물관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